삼성 반도체 3분기 영업이익 106조 5천억 원
HBM4 매출이 전 분기의 3배 이상으로 늘며 삼성 HBM 매출의 약 60%를 차지했다. HBM을 포함한 메모리 사업 매출은 140조 7천억 원이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이 석 달 동안 100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다. 삼성전자가 10월 29일 발표한 2026년 3분기 실적에서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매출 147조 1천억 원, 영업이익 106조 5천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전체의 연결 영업이익은 107조 4천억 원이다. 반도체 부문 한 곳의 이익이 회사 전체 이익에 육박했다.
HBM 매출 100원 가운데 약 60원이 HBM4

사진 왼쪽에는 검은 테두리 안에 HBM4라는 제품명이 적혀 있고, 오른쪽에는 금색 패턴이 보인다. 바깥에서 보면 얇은 패키지 하나지만 안쪽에는 역할이 다른 칩들이 쌓여 있다. 삼성이 2월 양산 출하 발표에서 밝힌 사양에 따르면 3GB D램을 여덟 층으로 쌓은 제품이 24GB, 열두 층으로 쌓은 제품이 36GB다. 층수가 달라도 D램 한 개의 용량은 같다.
삼성전자는 이날 실적 설명회에서 HBM4 매출이 2분기의 3배 이상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그 결과 3분기에 HBM을 팔아 번 매출 100원 가운데 약 60원이 HBM4에서 나왔다. 앞의 세 배는 같은 제품의 두 분기 매출을 비교한 값이고, 뒤의 60%는 3분기에 판 HBM 전체에서 새 제품이 차지한 비중이다.
D램을 받치는 맨 아래 칩은 전력과 신호를 제어하는 베이스 다이다. 삼성전자는 이 칩을 4나노 공정으로 만들었다. HBM 세대가 바뀌면서 데이터를 주고받는 입출력 핀도 1,024개에서 2,048개로 늘었다. 더 많은 데이터를 동시에 주고받는 만큼 전력을 공급하고 열을 빼내는 설계가 필요해졌다. 파운드리 사업이 메모리 실적과 연결되는 지점도 여기다. 삼성전자는 3분기 파운드리 실적이 좋아진 이유로 베이스 다이 매출 증가와 선단공정 판매 확대를 함께 들었다.
석 달 새 메모리 매출 19조 9천억 원 증가
| 항목 | 2분기 | 3분기 |
|---|---|---|
| DS 매출 | 127.5조 원 | 147.1조 원 |
| DS 영업이익 | 89.2조 원 | 106.5조 원 |
| 메모리 매출 | 120.8조 원 | 140.7조 원 |
두 분기 사이 DS 매출은 19조 6천억 원, 영업이익은 17조 3천억 원 늘었다. 전 분기와 견주면 매출 증가율은 약 15%였고 이익 증가율은 약 19%였다. 매출이 커지는 동안 매출 100원에서 남긴 이익도 많아졌다. 삼성전자가 IR 자료에 표시한 3분기 DS 영업이익률은 72%다.
매출 증가분은 메모리에 집중됐다. D램과 낸드 등을 합친 메모리 매출 증가액이 19조 9천억 원으로 DS 전체 매출 증가액보다도 조금 크다. DS에는 설계 사업인 시스템LSI와 주문받은 칩을 생산하는 파운드리도 포함된다. 부문별 매출에는 삼성 내부 거래가 들어 있어 여러 부문의 수치를 그대로 합산해 전사 연결 매출을 구할 수는 없다.
메모리 매출 140조 7천억 원에는 HBM 이외에 일반 D램과 낸드 제품의 매출이 들어 있다. 여기에 60%를 곱해 HBM4 매출액을 계산할 수는 없다. HBM4의 매출액을 원 단위로 환산하려면 우선 삼성 전체 HBM 매출액이 필요하다. 판매한 칩의 개수나 HBM4만의 영업이익도 이번 실적 자료에는 나오지 않는다.
AI 서버에 들어간 또 다른 반도체, 기업용 SSD

검은 외장에 모델명이 적힌 PM1763은 삼성이 7월 8일 양산을 발표한 기업용 SSD다. 가속기가 연산하는 동안 데이터를 주고받는 HBM과 달리, 이 장치는 서버에 데이터를 저장하고 필요할 때 꺼내 준다. 삼성은 4·8·16TB 세 용량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 16TB 모델이 데이터를 순서대로 읽을 때의 최대 속도는 초당 2만 8,400MB다. 3분기 실적 발표에는 서버용 SSD 전체의 수요가 언급됐고, 모델별 매출은 공개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생산 여력이 제한된 가운데 AI용 제품의 공급 비중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AI 가속기 가까이에서 데이터를 주고받는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판매가 늘었고, 서버에서 데이터를 저장하는 SSD 수요도 강했다. 서버용을 비롯한 여러 시장에서 메모리 가격이 오른 점도 실적에 영향을 줬다. 회사는 판매량 증가와 가격 상승이 각각 얼마의 이익을 더했는지는 따로 나누어 제시하지 않았다.
반도체를 구매해 완제품을 만드는 쪽에서는 같은 가격 상승이 비용으로 돌아왔다. 스마트폰·TV·가전 등을 묶은 DX 부문은 3분기에 8천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그 안에서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 사업은 전 분기보다 수익성이 나아졌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메모리 가격 부담은 커졌지만 갤럭시 Z 폴드8 등 고가 제품의 판매 비중이 늘면서 평균 판매가격이 올랐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 HBM4와 서버용 DDR5 D램, 대용량 QLC SSD의 판매를 늘릴 예정이다. QLC는 낸드의 저장 셀 하나에 4비트를 기록하는 방식이다. 연산할 때 곧바로 불러 쓸 메모리와 데이터를 오래 보관할 저장장치를 서버 고객에게 함께 공급하는 셈이다. HBM4의 후속 제품인 HBM4E 양산은 2027년 계획에 들어 있다.
반도체 시설투자에 76조 8천억 원 계획

연못 너머 반도체 생산동이 모여 있는 곳이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이다. 삼성은 2월 HBM4를 발표할 때 이곳 2단지의 5라인을 2028년부터 본격 가동해 HBM 생산 거점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그 계획을 발표하기 전인 2024년에 촬영한 사업장 전경이다.
삼성이 10월에 공개한 2026년 연간 시설투자 예정액은 전사 84조 4천억 원, 이 가운데 DS가 76조 8천억 원이다. 연간 계획인 만큼 3분기에 지출한 금액과는 구별된다. 메모리는 새 반도체 공장 등 생산 기반에, 파운드리는 미국 테일러 공장을 중심으로 투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