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10개 도시의 더위와 비, AI는 30년 평균보다 잘 맞힐까
2018년 말까지의 관측 기록으로 이후 7년의 더위와 강수를 추정한다. 카네기멜런대가 공개한 참가 양식에는 예측값 5,880개를 적어야 한다.
2018년 12월 31일에 시계를 멈추고, 이후 7년 동안 뉴욕에서 가장 더웠던 날의 기온을 해마다 하나씩 적어 낼 수 있을까. 카네기멜런대가 11월 2일부터 13일까지 여는 기후 예측 대회의 과제다. 허깅페이스와 여러 대학·연구기관이 10월 29일 발표한 ‘프로젝트 프로토스타’의 첫 대회다. 참가팀이 맞혀야 할 대상은 뉴욕을 포함한 미국 210개 도시의 연간 기후지표 네 가지다.

철망 안에 관측 장비가 놓인 곳은 뉴욕 센트럴파크다. 대회 자료에서 이 도시의 기록은 1869년에 시작한다. 미국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처음 관측한 위치는 공원 남동쪽의 아스널 건물이었다. 1920년 관측 지점이 벨비디어성 일대로 옮겨졌다. ‘뉴욕’이라는 이름 아래 150년에 가까운 기록이 이어져도 온도계를 놓은 자리는 바뀌었다. 다른 도시의 장기 기록을 비교할 때도 관측소 이력을 함께 봐야 하는 이유다.
대회용 파일에는 하루 단위 관측값 약 1,025만 행과 도시별 연간 지표 2만 8,052행이 담겼다. 관측소 이력 표는 461행이다. 피츠버그의 경우 시내 관측소에서 앨러게니 카운티 공항을 거쳐 피츠버그 국제공항으로 자리가 바뀐 기록이 따로 나온다. 참가자가 예측하는 도시 수는 210곳이지만, 그 숫자만큼의 관측 장비가 처음부터 한 자리에 있었다고 보면 긴 기록의 성격을 잘못 읽게 된다.
원자료를 만든 위촨 라이와 데이비드 좀박은 2019년 논문에서 기온은 103개 도시, 강수는 115개 도시의 장기 추세를 분석했다. 같은 기후권에서도 도시마다 변화의 속도와 방향이 달랐다. 프로토스타는 이런 공공 연구 자료를 다른 사람이 다시 쓸 수 있게 만드는 사업이다. 허깅페이스는 자료를 올릴 공간을 맡고, 첫 주최 대학인 카네기멜런대는 일별 관측값과 여기서 계산한 연간 지표를 도시 번호로 연결해 제공한다.
발표문에는 2026년, 제출 양식에는 2025년

참가 화면의 지도 옆에는 예측 기간이 ‘2019–2025’로 표시돼 있다. 10월 29일 허깅페이스 발표문은 2026년까지 맞힌 뒤 그해 관측이 끝나면 2027년 초에 최종 결과를 내겠다고 썼다. 하지만 11월 2일 확인한 참가 규칙과 실제 제출 양식은 모두 2025년에서 끝난다. 양식을 열어 보면 210개 도시마다 7개 연도와 네 가지 항목이 반복돼 예측값을 적을 자리가 5,880개다. 2026년을 적는 칸은 없다.
한 해에 적는 값은 연평균 기온, 총강수량, 일 최고기온 중 가장 높은 값, 냉방도일이다. 기온은 화씨, 강수량은 인치로 적는다. 냉방도일은 더운 날이 며칠인지 세는 값과 다르다. 가령 어떤 날의 최고기온이 화씨 90도, 최저가 70도면 그날 평균은 80도다. 기준인 65도를 넘긴 15도만 더하고, 기준 이하인 날은 0으로 친다. 한 해의 합은 냉방 수요를 가늠하는 데 쓰이지만 실제 전력량을 나타내지는 않는다.
2024년 피닉스의 뜨거운 도로를 입력할 수 없는 이유

지도 오른쪽 아래는 피닉스 스카이하버 국제공항이다. 2024년 6월 19일 오후 1시 2분, 국제우주정거장의 관측 장비 에코스트레스가 공항 일부 지표면에서 섭씨 약 60도를 기록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제시한 그날 공항의 최고 기온은 43도였다. 햇볕을 받은 포장면과 그늘에서 재는 공기의 온도는 그만큼 다를 수 있다. 이 지도는 보행자가 화상을 입을 위험이 큰 곳을 살피는 자료지만, 대회에 낼 피닉스의 연간 최고기온을 계산하는 데는 쓸 수 없다.
직접 잰 기온 외에도 답을 알려 줄 수 있는 자료가 많다. 더운 여름에는 냉방 전력 수요가 늘고 비가 많이 오면 하천 유량이 달라진다. 규칙은 2018년 말 뒤의 날씨에 반응한 자료를 예측에 넣지 못하게 한다. 에어컨 수리 검색량이나 위성으로 잰 지표면 온도도 여기에 해당한다. 반면 예측을 마친 뒤 어느 동네의 더위 대책이 시급한지 설명하는 정책 제안에는 이런 자료를 출처와 함께 쓸 수 있다.
AI가 앞서려면 얼마나 더 맞혀야 하나
주최 측은 과거 관측만으로 만들 수 있는 예측 세 가지를 나란히 놓는다. 각 도시의 마지막 유효 연도 값을 그대로 반복하거나, 1989~2018년 평균을 매해 적거나, 30년간의 변화에 직선을 그어 연장하는 방법이다. 실제 점수의 기준은 그중 30년 평균이다. 도시와 연도별로 예측이 관측값을 얼마나 빗나갔는지 절댓값으로 평균 낸다. 그런 다음 네 지표 각각에서 30년 평균보다 오차를 줄인 비율을 구한다.
네 비율을 같은 비중으로 평균 내 백분율로 표시하고, 평균이 음수이면 0점으로 처리한다. 기온에서 화씨 1도 빗나간 것과 강수량에서 1인치 빗나간 것을 그대로 합치지 않는 셈이다. 공개 순위에 쓸 관측 연도는 2019~2021년, 최종 점수에 쓸 연도는 2022~2025년이다. 한 해에 관측이 10일 넘게 빠진 경우나 비교 기준을 구할 수 없는 경우는 채점에서 뺀다. 제출할 때는 이 경우까지 모든 행을 채워야 한다.
개인 또는 최대 5명이 한 팀으로 참가한다. 예측표와 재현용 코드, 방법을 설명한 문서를 허깅페이스의 공개 데이터 저장소에 올리고 대회 화면에 주소를 낸다. 문서에는 자료에서 어떤 위험을 읽었고 누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반 쪽 이내로 제안한다. 심사단은 오차 외에도 다른 연구자가 자료와 코드를 재사용할 수 있는지 평가한다. 제출 후 파일을 고쳤다면 기한 안에 주소를 다시 내야 새 버전이 기록된다.
11월 2일 한국 오후에 확인한 참가 페이지에는 등록과 제출 메뉴가 열려 있었고, 순위표는 준비 중이라고 표시됐다. 마감일은 11월 13일이다. 참가 화면에는 미국 동부 시각 오후 11시 59분으로 표시돼 있지만, 공개된 운영 코드에는 날짜만 정해졌고 시각과 시간대는 미정이라고 적혀 있다. 대학은 순위표가 열리기 전에 제출한 답안도 보관했다가 채점한다고 안내했다.
참고자료
- 허깅페이스 · 프로젝트 프로토스타 발표와 첫 기후 과제 (10월 29일)
- 카네기멜런대 · 기후 대회 참가 등록·제출 화면
- 카네기멜런대 · 네 가지 예측 지표, 평가 기간과 심사 규칙
- 카네기멜런대 · 데이터 사용 조건과 제출 방법
- 카네기멜런대 · 2018년 말까지로 제한한 대회용 기상 자료
- 카네기멜런대 · 도시·연도·지표별 제출 양식
- 카네기멜런대 연구자료 저장소 · 미국 210개 도시 일별 기온과 강수량
- 카네기멜런대 연구자료 저장소 · 미국 210개 도시 연간 기후지표
- 라이·좀박 · 미국 관측소 기록으로 지역별 기후 변화를 평가한 원 논문
- 미국 국립기상청 뉴욕지방청 · 센트럴파크 관측소의 위치와 기록
- NASA 제트추진연구소 · 피닉스 도로의 지표면 온도와 공항 기온
- 카네기멜런대 · 기후 대회 운영 시각과 심사 항목별 비중